그 찰나의 순간에 먹으려고 열어놓은 걸 비닐 속에 들어 있어서 비닐에 열광하는 우리 고양이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거 “설마…약이 쓰는데 먹나…?”라는 안이함이 큰 일을 불러온 듯하다.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될 집사다.
병원입원치료&검사’ 냥이니까 큰일이야.’
강아지보다 민감한 고양이들은 병원에 입원시키기만 해도 없었던 병이 생길 정도로 큰 스트레스를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약을 먹었다고 판단해 서둘러 입원시켰다.
중요한 것은 약을 먹었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10분 이상 지난 뒤여서 약봉지에 있던 약 두 알은 결국 집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빈 약봉지에 입을 벌리는 듯한 행동을 발견하고는 곧 마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나는 확신했다.
새벽 1시쯤 입원시켜 새벽 3시 반이 되어서 혈액검사 결과를 통보받았는데 여러 수치가 높게 관찰되자 일단 입원하면서 지켜봐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약을 먹었다는 가정하에 적어도 3일은 지켜봐야 한다며 그렇게 진행하도록 했다.
매일 찾아가 확인하는 백돌이의 상태는 개선하기보다는 특정 수치가(특히 간 관련 수치) 올라간 상태로 식사도 하지 않고 소변 대변도 보지 않았다.
입원 중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수치인데 소변이나 똥 누는 게 중요했는데 아무리 봐도 소식이 없으니 병원에서는 카테터까지 진행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점점 커지는 게 아닌가 싶다.
가서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사히 제자리로 돌아가길 빌고 또 빌었다.
혹시 집사인 내가 주는 밥은 잘 먹을까 하고 서둘러 집에 있는 미친듯한 깡통을 들고 가서 의사에게 허락을 받고 면회를 하면서 조금씩 먹여봤는데 다행히도 잘 먹었다.
병원 자체가 입원하면 수액도 맞아야 하고 각종 검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 곳이었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충분히 힘든 상황이었던 것 같다.
집에서는 보이지 않던 사나운 성격으로 돌변하는 바람에(처음엔 나도 모른다), 결국 검사를 위해 진정제도 투여하고 다리는 붕대로 묶어 여러 가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 놓인 나로서도 보기만 해도 무척 힘들었다.
다행히도 그 다음날 저녁부터 소변이 들려와서 얼마나 기뻤는지.. 먹지도 처방식은 입에 대지 않았지만 전해드린 줄과 습식캔도 잘 먹었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환호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힘든 상황을 견뎌내고 열심히 3일간 수액을 받은 탓인지 간 수치 하나를 제외하고 다른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퇴원해서 지켜보기로 했다.
사흘간 든 병원비는 대략 160만원 선. 이것저것 입원비, 검사비(심장초음파, 엑스레이, 혈액검사), 처치비 등등..
그리고 만약의 키트 검사에서 고양이 에이즈가 양성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심장이 내려서 약을 먹어서 갔는데 분명히… 갑작스런 고양이 에이즈가 무슨 뜻인지또 추가로 FIVPCR 검사를 요청해 의뢰를 하게 됐고 다행히 이 검사에서는 음성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 부분도 역시 여러 가지 할 말이 많지만 일단 약을 먹은 것부터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에 여전히 높은 간 수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집에서 열심히 한다.
초음파 검사로 뱃털 빼낸 시라이시 군, 왠지… 집에 와서 계속 잠만 잤어 병원에서 맞은 약 때문인지 간 때문인지 이상하게 며칠 내내 기운이 없고 밥도 잘 안 먹고(입에 대지 않으면 안 먹고 습식만 겨우 먹고), 울지도 않고 장난감도 없이 놀고, 좋아하는 캣타워도 못 올라간다.
점프 자체를 안 하는 냥이 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나는 퇴원 전 준비해둔 영양제(유산균, 오메가3)를 밥에 잘 비벼 겨우 버틴 결과 퇴원 후 6일째인 오늘, 기운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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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후 힘없이 한달 이상 간다는 고양이도 있는 것 같은데… 아주 좋은 신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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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입으로 가져다 주지 않으면 먹지 않던 밥도 자기가 직접 가서 먹고 물도 잘 먹고 똥도 소변도 시원해서 엄청 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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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퇴원할 때 약 하나 처방받았는데 고양이용 특수진통소염제+간보호제라고… 종류는 다르지만 가끔 고양이들도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해서… 심지어 진통소염제를 먹어서… 불안해서 먹이지 않았지만 열이 좀 떨어지지 않는것 같아 4일째에 한알정도 먹이고 이것도 잘 봉인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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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큰일을 당해서 다시 깨달았어 “우리 고양이는 알약을 좋아해”라는 것. 그 후 눈에 띄는 약이라는 약은 창고 구석에 단단히 봉인돼 있으니. 다음에 다시 배울께. 무사히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