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면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배낚시였는데 드디어 하게 되었다.
포항의 배낚시를 검색해 본 결과 요즘은 도다리 시즌이므로 대부분의 배낚시에서 도다리낚시를 한다.
아침 7시 30분, 오후 1시 30분 하루에 2시간 동안 출조하며 이동하는 시간을 포함해 45시간 정도 걸린다.
가격은 통상 1인당 6만원, 장비가 없을 경우 5천원이 추가된다.
검색해보니 꽤 많은 곳에서 배낚시를 하고 있는데, 멀미 방지 및 안전 차원에서 10톤선, 22인승 낚싯배를 운영하는 곳을 예약했다.
주말 아침 7시 30분을 선택해 2명이 총 13만원을 결제. 전화로 문의하면 안내 문자가 오고 입금하면 예약 완료.자리는 선착순이라는 말이 눈길을 끌었다.
전날 바람이 유난히 강하게 불고 멀미 걱정에 약국에 갔는데 늦게 가는 바람에 문이 다 잠겨 약을 구할 수 없었다.
선장에게 멀미약을 부탁하고 다행히 도와주겠다며 안심하고 잤다.
출항지는 숙소에서 30분 거리였기 때문에 6시에 일어나 여유롭게 6시 30분에 출발했다.
7시 넘어서 도착했는데 이게 웬걸… 저희가 제일 늦게 온 것 같았다.
배를 타자마자 명단을 작성하고 낚싯대를 받아 정착하였다.
뒤쪽이 명당인지 뒤쪽은 이미 만석이고 우리는 맨 앞의 두 자리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배낚시는 배의 위치도 조금씩 바뀌고 방향도 바뀌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신기했던 점은 가족 단위나 연인끼리 체험하는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우리만 유일하게 커플이고 다른 분은 전문 낚시꾼 포스가.우리를 제외하고 모두 개인 장비와 복장을 잘 갖추고 왔다.
우리들은 거의 맨살…
시간이 되자 드디어 낚시터로 출발~낚시터까지 15~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배 안에 휴게실과 라면, 믹스커피를 끓여 마실 수 있는 곳이 있었다.
나는 취할지 말지 안 먹었는데 남편은 배에서 라면은 필수라며 큰 뚜껑을 하나 먹었다.
드디어 도착한 명소!
선장님이 이것저것 설명해 주신다.
우선 바늘세트, 갯지렁이, 장갑 등을 나눠주는데 갯지렁이 퀄리티 하나는 똥그물, 하나는 너무 좋았다.
(운 시험인 것 같은데 말씀드리면 AS 좀 해주시는) 결과적으로 갯지렁이는 아낌없이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병분은 남은 것 같다.
주어진 낚싯대의 목줄 연결고리는 세팅되어 있으며 바늘 세트의 연결고리를 목줄 고리에 체결하면 일단 낚싯대 준비는 완료이다.
그리고 미끼로 갯벌을 세팅하면 낚시준비완료~!
!
낚시법은 간단하다.
도다리는 넙치처럼 바다 저층에 서식하기 때문에 1. 낚싯대 막대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줄을 풀어준다.
2. 바닥에 추가로 닿은 것을 느끼면 낚싯대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바닥에 추를 20회 이상 누른다.
3. 20~30초 정도 기다린다.
4. 반복적으로 맞히지 않는다면 낚싯대를 1m 정도 들어 물고기가 물었는지 느껴본다.
5. 느낌이 없을 경우 2~4번을 반복. 먹이의 주기적 교체
낚시를 시작한 지 20분경 첫 도다리 낚시에 성공했다.
남편은 느꼈다며 낚싯대를 감기 시작했고,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생각보다 큰 도다리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광어 아니냐고 하셨다… 그 후 나는 만약을 위해 끈을 감아보니 두 마리가 붙어 있었다.
나도 드디어 성공했어~
이후 호쾌하게 2차 낚시를 시도했지만 이후 1시간 반 정도는 소식이 없었다.
주변 배들도 꽝꽝하고 있다는 소식에 선장은 포인트를 멀리 이동하는 특단의 조치를 그렇게 20분가량 이동한 뒤 다시 시작된 낚시.확실히 이전 포인트보다 더 잘 잡혔다.
한꺼번에 세 마리나 낚았고 남편도 한 시간에 두세 마리 정도는 낚았다.
이날 전반적으로 조황은 평균보다는 적은 날 같았다.
옆자리에서 잡히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놓는 분도 있었던 것 같고 선장도 최선을 다했지만 조황이란 이처럼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것 같다.
원래는 12시까지 입항 완료해야 하지만 선장의 미안한 마음에 12시까지 낚시를 하고 철수했다.
덕분에 마지막으로 한마리 더 잡았다는!
우리가 잡은 물고기 중 작은 도다리는 놔두고 큰 도다리를 중심으로 가져왔다.
작은 도다리를 제외하고 모두 8마리 정도를 봉투에 넣었다.
항구로 들어가는 입구 낚시전문점에서 아이스박스와 얼음을 사들여 집으로 이동.
집에 도착하니 1시가 조금 넘어서 너무 배고파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 내내 자고 5시에 일어났다.
그동안 부모님이 도다리를 손질해 도다리를 만들고 일부는 구워 먹었다.
그날 잡은 생선을 바로 요리해서 그런지 구이 모두 제법 고소하고 담백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8시부터 다시 잤다는…
배낚시에 대한 소감은 한번 해볼 만하지만 개인적으로 5시간씩 배를 타고 있는 것은 너무 긴 것 같다.
2~3시간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물론 5시간 정도는 해야 6만원을 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맛을 느꼈고…다음에 또 낚시를 한다면 배낚시가 아닌 갯바위낚시를 해보고 싶다.